낭만닥터 김사부 남자독백
  • 작성일2018/10/2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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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주]

 

사직섭니다. 아무래도 저는 이 병원에서 근무하기에 적합한 의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그럴만한 그릇도 못되는 거 같구요. 본원 말고 다른 병원을 알아보는 중입니다.
벌써 두어군데 저한테 관심 있다는 연락도 받았구요. 짧은 시간 신세 많았습니다.
아! 그리고 실력 대단하신 것도 알겠고 잘나신 것도 알겠는데요.
근데 선생님이야말로 당연한걸 너무 대단한 척 꼰대질 하고 살지 마십쇼.
예. 맞습니다. 저요. 말씀하신대로 겁쟁이에 멍청한 새낍니다.
전국 수석 거대 병원 타이틀? 그런 거라도 기대지 않으면 열라 겁나서 죽어라 공부한 것도 맞구요.
출세하고 싶어서 줄타기하려 그랬던 것도 맞구요. 참 비굴하고 못생기게 살아온 거 다 맞는데요. 근데 이 세상을 그 따위로 만든 건 다 당신 같은 꼰대들이잖아!
나같이 쥐뿔 가진 것도 없는 놈들이 그렇게라도 살지 않으면 뭣도 될 수 없게끔 세상 만들어놓고 그래 놓고 우리보고만 겁쟁이다 멍청하다 눈 내리깔고 비난만 하면 답니까? 제대로 사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제대로 살라고 가르치려 들지 마세요. 역겨우니까.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