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할수있을까 여자독백
- 작성일2019/03/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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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윤]
우리가 요즘 만나면 맨날 뭐라니? 자기 어머님 이랬데 우리 엄마는 이랬어. 예단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에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낭만이 사라져버렸어. 비루하고 남루한 현실들만 남았어.
이게 헤어지잔 첫번째 이유야.
그리고 두번짼, 두번짼 더 중요해 첫번째 보다.
내 안에 있던, 숨겨져 있던, 극복했다고 생각했던 모든 열등감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어.
난 왜 부자집 딸이 아닐까, 왜 우리 엄만 품격있질 못할까. 왜 아빤 일찍 돌아가셨을까.
자기 부모님과 맞닥뜨리면 더 해. 두 분 사이 좋은 것도 부럽구 어머님, 사랑받는 여자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 부러워.
그런 부모님 가진 자기한테 질투 나. 그러면서 매번 자신과 싸워. 정혜윤 넌 괜찮은 애야. 넌 너 자체만으로 훌륭해.
그러면서.. 나 자신이 갖고 있는 열등감을 우월감으로 변신시켜 자길 괴롭혀. 억지써.
내가 진짜 괜찮은 사람이라 자기가 꼼짝 못하는 거라고, 그런식으로 나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확인해.
우리 사랑은 현실에 졌어. 우리 사랑은 나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게 아니라 후진 사람으로 만들어.
미안해. 결혼하기 싫다는 남자 등떠밀어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어.
세번짼, 이게 가장 중요한 이윤데.. 사랑해.
나랑 엮여서 자기가 힘들어질 걸 생각하면 가슴 아퍼.
사랑하는데, 나보다 더 사랑하는데 어떻게 나땜에 힘들어지는 걸 보니?
좋은 기회야, 도망칠 수 있는.
난 우리 엄마 봐야 돼. 엄마에 대한 연민 있어. 남들은 엄마에 대하 뭐라할 지 몰라도.. 난 엄마 삶을 봤잖아.
엄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봤잖아. 엄말 외면 할 수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