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그대만 여자독백
- 작성일2019/08/28 17:45
- 조회 952
[정화]
(미소를 띠며) 생각하는 사람 알아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란 조각이요..
발톱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요? 짧아요. 발톱을 짧게 자르고 있어요.
(술잔을 내려놓으며) 나 다 기억하거든요? 그거 똑같이 만들어 봐서 알아요.
나 학교에서 조각 공부했었거든요. 근데요, 그런 건 기억이 안 나요.
있잖아요. 맨날 봤던 거. (개구리로 접어진 종이접기의 모양) 엄마 눈 밑에 점이 오른쪽이었는지 왼쪽이었는지 (말을 뚝 끊고 잠시 숨을 고르며) 우리 아빠 엄지손가락은 어떻게 생겼는지.. 옛날 그 남자, 우리 아빠에요. 아빠랑 여기 가끔 왔었거든요. (종이 개구리를 튕겨 철민에게 보내고) 후회돼요. 이럴 줄 알았으면 잘 봐둘걸. 기억하는 게 많으면 지금도 볼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