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붉은 끝동] 남자독백 - 이산 역(이준호)
- 작성일2021/12/30 15:06
- 조회 801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어릴 적 선왕께서 금하신 금서를 몰래 읽은 적이 있어.
누군가 그 금서의 책장을 찢어 내 목숨을 구했지. 그 생각 시가 너였느냐.
덕임아. 역시 너였구나. 언제나 너였어. 덕임아 난 너에게 미안해할 수가 없다.
임금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으니 후회는 하지 않아.
또다시 널 속이게 되더라도, 널 아프게 하더라도 해야 한다면 그리할 거다.
그렇다 해서 내가 아무렇지도 않았던 게 아니야. 그리는 생각하지 마라.
니가 울면 내 가슴이 아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
너에게 미안하단 말은 할 수 없지만 다른 말은 할 수 있겠지.
고맙다. 몇 번이고 날 구해주어서. 내가 알지 못했을 때조차 날 지켜주어서 고맙다 덕임아.
역시 너무 늦은 것이냐. 한번 변해버린 것들은 정녕 돌이킬 수 없는 것이냐.
널 그리워했다 덕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