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여자독백대사 원더풀라디오 - 다희
- 작성일2013/06/24 15:10
- 조회 999
영화여자독백대사 원더풀라디오 - 다희
스튜디오 /저녁
(온에어 불이 켜져 있다. 따스한 느낌의 코너 음악이 흐른다.
디제이 부스에는 진아가 앉아있고 그 옆에 스탠드 마이크가 서 있다. 스탠드 마이크 앞에 교복 차림으로 선 다희, 주먹을 꼭 쥐고 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윤다희라고 하고요.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뭔가 더 말을 할 거 같던 다희, 입을 다문다.한참 침묵이 흐른다.진아도 당황하고 밖의 엔지니어들도 당황해서 재익을 보는데, 재익은 괜찮다며, 좀 더 기다리라는 손짓을 한다.)
저기... 이거 보이는 라디오죠?
(다희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는데...
오래된 듯 다 헤진 벙어리장갑이다. 장갑을 낀 손으로 마이크를 잡는 다희)
아빠 보여? 아빠... 나 아빠가 좋아하는 라디오에 나왔어 (장갑 낀 손을 올리며) 아빠가 준 선물도... 여기 있어...
(다시 말이 없어지는 다희.
그런 다희를 보며 점점 표정이 굳는 진아. 다희를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다희의 목이 메인다.)
아빠 알지? 엄마 결혼 한 거..
아빠보다 못생긴 아저씨야.. 근데 엄마한테 잘해..
아빠 죽고 나서... 엄마랑 나... 너무 힘들었는데...
그 못생긴 아저씨가... 너무 싫은 그 아저씨가... 내가 좋대.. (울며) 난 그 아저씨가 너무 싫은데...
근데... 아저씨는 날 보고 나 같은 딸이 있어서 너무 좋대...
아빠.... 나... 아빠만 허락해주면.. 나 이제 그 아저씨 받아주고 싶어... ...
그동안 제가 많이 죄송했어요...
얼른 나으셔서.. 엄마랑.. 저랑.. 행복하게 살아요...
(다희,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장갑을 벗어 옆에 놓은 다음 기타를 라디오에 들어 보인다.)
선물 고마워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