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에어-영은,경민 장면대사
- 작성일2014/05/17 10:02
- 조회 595
S#9. 찜질방. 아침.
경민 젖은 머리 털며 미역국 먹는.
영은 그 앞에서 ‘뭐 이런 게 다 있지?’ 싶은 눈빛으로 빤히 경민 보는.
경민 : (시선 들지도 않고) 부지런하시네요. 다른 작가들은 오전에 잘 안 나오던데.
영은 : 알면서 왜 아홉 시에 보쟤요.
경민 : ‘밤’ 짜를 빼먹었나 봐요.
영은 : 뭐래.
경민 : 밤 아홉 시에 보잔 거였다구요. 낮에 약속 있어서. 제가 문자가 좀 서툴러요.
영은 : (기막혀 죽겠는. 발딱 일어나면)
경민 : 한 시간 정도 시간 되는데 기획안 얘기 하죠 뭐.
영은 : (장난 하니? 하는 표정으로 내려다 보다 다시 앞에 앉는)
경민 : 수정 기획안 봤어요.
영은 : 빨리 보셨네요? 어떠셨어요?
경민 : (화 억지로 참는. 가지고 노냐? 싶은) 어땠을 거 같애요.
영은 : 뭐 이런 미친년이 다 있나 싶었겠죠. 단 한 줄도 안 고치고 고대로 보냈는데.
경민 : (!!) 그러니까요. 왜 그러셨어요. 왜 제목만 수정기획안이고 단 한줄도 안 고치셨는데요.
영은 : 고칠 이유가 없으니까요. 솔직히 말해 봐요. 깊이고 나발이고 다 떠나서 딱 봤을 때
재밌지 않았어요? 상큼하고 발랄하고 유쾌하고 거기다 감동적인데 이걸 왜 고쳐요?
경민 : 우울증 걸린 정신과 의사가 재벌이랑 연애하는 게 서작가님한텐 감동적인가 보죠?
영은 : 내가 감동하고 말고는 중요한 게 아니죠. 감동은 시청자만 하면 돼요.
드라마란 그런 거에요. 그 정도 기본도 몰라요?
경민 : 그런 사고방식으로 어떻게 '티켓 투 더 문'을 썼어요? 본인이 쓴 거 맞아요?
영은 : 아니었음 좋겠어요? 다른 작가 붙여가게? 근데 어쩌나요?
이건 다른 작가 붙여갈 일이 아니라 내가 다른 감독 붙여가야 할 일 같은데.
경민 : 비겁하단 생각 안 들어요? 깊이고 나발이고 다 떠나서 재밌으면 되는 거에요?
어떻게 작가 입에서 그런 말이 쉽게 나오죠? 진짜 돈이나 벌자고 글 쓰는 겁니까?
영은 : 말 다했어요?
경민 : 됐구요. 이 기획안 엎읍시다.
영은 : 뭐요?
경민 : 작가가 그렇게 쓰기 싫다는데 하지 말아야죠. 억지로 해서 글이 제대로 나오겠어요?
엎자구요 이거. 엎고, 다른 거 합시다 새로운 거.
영은 : 허! 미치겠네. 시간이 남아돌아요? 감독님 입으로 방송 내일 모레라메요.
경민 : 급할수록 돌아 가라가 내 신조거든요. 내일 봅시다. 약속 시간 다 됐어요.
경민 일어나 가는. 영은 이런 씨! 하다 따라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