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방일지] 남자독백 - 염창희 역(이민기)
- 작성일2022/06/0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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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짜 놀랍지 않냐? 나의 이 동물적인 감각?
내가 그러려고 그렇게 때려치우고 싶었던 거야
근데 또 생각해보면 그렇게 막 미친듯이 떄려치우고 싶었던 것도 아니야 그냥 그만둘 때가 된것 같아서 그만둔건데 영혼이 안다는 게 이런거다
나 백수 아니었으면 누가 울 아버지 케어하냐?
셋 다 출근하고 나면 구씨 형도 없고 아버지 혼자서...
진짜 눈물 날 거 같다
근데 나 어릴 때도 이랬어. 고2 때 담임이 앞으로 야자 땡땡이 치는 놈들 가만 안둔다 그랬는데 내가 원래 야자 땡땡이 치던 놈도 아니야
근데 이상하게 그날은 집에 가고 싶더라고 집에가서 뭐, 특별히 할 게 있었던 것도 아니야 그냥 가고 싶었어 그래서 갔어
할머니 혼자 계셨는데 '다녀왔습니다' 그러는데 눈은 뜨고 계시는데 대답도 없으시고 느낌이 이상해
이제 손을 잡아 드려야 할 거 같아서 잡아드렸는데 좀있으니까 느낌이 싸한 게 가셨다 싶은거야
갑자기 또 무섭데> 그래 갖고 손을 쓱 뺐는데
'이건 아니다' 그래 갖고 다시 손을 꼭 잡아드렸는데 한 5분 지났나? 아버지 들어오시는데 할머니 혼자두고 어디 갔었냐고 내가.. 내가 진짜 태어나서 아버지를 그렇게 쥐 잡든 잡아 본 게 처음이다
우리 아버지 끽소리도 못하고 다 듣고 있는데
그때의 희열?
(함께 웃는다)
그때 나 땡땡이 안쳤으면 울 할머니 혼자 돌아가셨다
이렇게 영혼이 먼저 알아 그래서 그냥 몸이 가
내가 염기정 언제 들어오나 기다리게 될 줄은 몰랐다
아버지랑 하루 종일 둘이 있다가
누나랑 미정이 들어오면 그래도 좀 덜 쓸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