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대사> 갈매기 - 콘스탄틴
- 작성일2011/05/16 20:57
- 조회 591
(꽃잎을 떼며) 나를 사랑한다, 안한다, 한다, 안한다, 한다, 안한다, (웃으며) 보세요, 어머니는 나를 사랑하지 않잖아요. 당연한 얘기죠. 어머니는 그냥 되는 대로 살고,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예쁜 옷만 입을 수 있으면 되는 사람인데 스물 다섯 살 난 아들이 옆에서 자신이 그렇게 젊지 않다는 사실을 계속 상기시켜 주니 날 좋아할 리가 있겠어요. 내가 옆에 없을 때는 어머닌 서른 두살이지만 내가 옆에 있으면 마흔 셋이니 날 싫어할 수 밖에요... 난 어머니가 좋아요. 굉장히 어머니를 좋아하죠. 그렇지만 어머니는 인생을 헛살고 있습니다. 그 소설가에 대해 요란이나 떨고, 신문에서 어머니 이름을 들먹일 때면 정말 구역질이 납니다. 하찮은 인간의 자존심이 날 자극하는 거겠죠. 어머니가 배우가 아니었다면 하느 환상 속에 빠지는 거예요. 그냥 평범한 여자가 어머니 였다면 하고... 그랬으면 난 훨씬 행복했을 겁니다. 삼촌, 어머니에게 있어서 나라는 존재는, 이보다 더 비참한 존재를 상상이나 할 수 있겠어요. 어머니는 작가, 배우 이런 유명한 사람들을 초대하죠.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오직 나만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도 그 사람들은 날 견뎌 냅니다. 바로 어머니의 아들이니까요. 난 도대체 누굽니까? 난 뭐예요? 대학도 삼학년 때 중퇴를 하고, 물론 상황이 그랫지만 말예요. 재주도 없고 내 이름으로 동전 한닢 없고, 내 여권에 의하면 나는 키예브 소시민이고, 아버지가 키예브 소시민이었으니까, 하지만 유명한 배우였다면서요? 어머니의 친구들, 작가, 배우들이 내게 관심을 보일 때면 난 그들이 속으로 보잘 것 없는 존재 같으니라고 하며 날 불쌍히 여길 거라는 생각을 해요.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나는 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워지는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