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여자 독백
  • 작성일2018/08/1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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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군]

(틀니를 낀 채 독서등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어... 그 대목에서 궁금한 게 있는데...
넌 처음부터 알고 있었니, 니가 형광등인지?
(잠시 귀를 기울였다가)
나는 내가 싸이보그라는 걸 살면서 알았거든?
하얀맨들이 와서 앰뷸란스에 할머니를 태우고 가가지구...
(인써트 - 흰 옷 입은 남자들이 할머니를 강제로 앰뷸런스에 태운다.
엉엉 울면서 할머니한테 매달리는 영군. 차창을 내다보는 할머니, 뭔가 말하는 입 모양.
입술을 읽으려고 집중하는 영군)
할머니 틀니 빼놓구 가서, 틀니 주려고 쫓아가는데
(틀니를 빼서 보여주고 다시 끼우며)
틀니가 있어야 무를 잡수신단 말야. 우리 할머니 쥐잖아.
근데 자전거가 와서 나를 태우고 쫓아가는데, 자전거는 앰뷸런스를 못 이기거든.
그래서 내가 막 울었더니 자전거가 그랬어, 싸이보그는 다 이긴다구.
"너는 싸이보그면서 그런 것도 모르니?"
물론 난 원래부터 알고 있었던 척을 했지.
하지만 문제는 내가 앰뷸런스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거였어.
그래서 내가 자전거한테 뭐라고 했는지 좀 물어봐줄래?